수도권 아파트 `입주폭탄`에 전세시장 홍역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몰린 곳은 만기가 돼도 전세를 빼주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나타나는가 하면, 기존 주택이 안 팔려 담보대출을 받는 수요가 늘면서 일부 지역에선 '월세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다.
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은 곳은 대형보다 중형 전셋값이 비싼 가격 '역전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8월 이후에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계속 쏟아질 예정이어서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용인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성복 힐스테이트, 성복자이, 동천 래미안 등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입주금을 마련하지 못한 계약자들이 새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으면서 기존 아파트 전셋값까지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용인 성복동 L아파트 161㎡형의 전세 호가는 현재 1억7천만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천만~2천만원 가량 하락했다. 죽전지구 D아파트 161㎡형 전세도 2억원에서 최근 1억8천만원으로 2천만원 내렸다.
전세 물량이 늘면서 '역전세난'도 본격화하고 있다.
파주시도 운정지구 등 새 아파트 입주로 전세금이 약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파주 교하읍 W아파트 109㎡형의 경우 2년 전 전셋값이 8500만~9500만원선이었으나 현재 최하 7500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2000만원까지 돌려줘야 한다.
그렇다 보니 보증금 차액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들은 전세를 빼지 못해 세입자들과 다툼을 빚고 있다.
만기가 지나도록 세입자를 못 구한 경우 전세가 나갈 때까지 세입자에게 보증금에 대한 이자를 물어주는 집주인들도 있다.
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은 곳은 대형 전셋값이 중형보다 싼 가격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용인 성복동 L아파트 205㎡형은 전세 시세가 현재 1억6000만~1억7000만원으로 161㎡형보다 싸다.
용인 S아파트 159㎡형의 전세금은 최고 1억8000만원이지만 192㎡형은 1억7000만원에도 얻을 수 있다.
'월세 아파트'도 증가하고 있다.
살던 집이 안 팔리자 새 아파트 입주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어난 까닭이다.
대출금이 많으면 최악의 경우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전세를 놓을 수가 없다.
일부 집주인들은 담보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월세를 내놓기도 한다.
월세물건이 쌓이면서 월세가격도 약세다.
덕이동의 전세금 1억원짜리 아파트는 월세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 8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월세가 60만원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수도권 입주 아파트가 홍수를 이루면서 전세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인의 경우 7월 현재까지 7690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데 이어 8월 이후 6457가구가 추가로 입주한다. 고양시와 파주시도 8월 이후 각각 1만2477가구, 6321가구가 무더기로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면서 입주가 한꺼번에 집중되는 곳은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세가격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대체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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