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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공·주공 통합 앞두고 서로 몸집 키우다 '빚더미'
공기업 LH가 어쩌다… 부채 109조원·하루 이자만 84억원
두 기관, 비슷한 지역 '묻지마' 사업 대부분 미분양으로 실패
정부 무작위 개발 사업 떠맡아 수십조 보상금 뿌려 부채 늘기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40㎞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경기도 양주시의 '양주신도시'.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하는 이곳은 처음에는 택지지구 2개로 쪼개져 있었다. 동쪽의 옥정지구(704만㎡)는 LH로 통합하기 이전의 대한주택공사가, 서쪽의 회천지구(430만㎡)는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시행자였다. 2005년 집값이 급등하자 주공과 토공이 비슷한 지역에 경쟁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금 이 사업은 거의 '망한' 수준이다. 옥정지구는 택지(29개 필지) 절반이 미분양이고, 회천지구는 토지보상까지 끝냈지만 '사업방향 전면 재검토'로 결론이 났다. 보상금으로 쓴 3조1000억원을 고스란히 날릴 판이다.
◆주공·토공 통합 이전 묻지마 사업확장
LH가 경기도 성남시 구(舊)시가지 주택재개발 사업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전국에서 추진 중인 400여개의 각종 사업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다. LH는 부채가 109조원에 이르고, 하루 이자만 84억원이어서 이대로 사업을 벌이다가는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기업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전문가들은 2009년 LH로 통합하기 이전에 기능이 비슷한 토공과 주공이 '몸집 키우기' 경쟁을 벌인 결과라고 지적한다. 2000년대 중반 두 기관은 통합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경쟁적으로 덩치를 키웠다.
양주신도시뿐 아니라 경기도 '파주신도시'도 마찬가지. 신도시 한가운데 있는 교하지구는 토공이, 이를 둘러싼 운정지구·운정3지구는 주공이 개발했다. 수도권 서부지역에 나란히 있는 인천 청라지구와 김포한강신도시는 토공이, 바로 옆 검단신도시는 주공이 사업을 벌였다. 이 지역에서도 대부분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덩치 키우기 경쟁을 했다. 토공은 2000년대 중반 아제르바이잔·탄자니아 등 10여개 국가에서 신도시 수출 사업을, 주공은 2008년 베트남에서 국민임대 주택 60만가구 건설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 사업도 대부분 무산됐다. LH 관계자는 "국제입찰서 구경도 못해본 직원이 해외사업을 담당할 정도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업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인력도 이 시기에 급증했다. 토공은 2002년 1813명 수준에서 2006년 말에는 2769명으로, 주공 역시 2005년 이후 인원을 400여명씩 늘려 2006년 말 4238명으로 늘었다.
◆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사업도 떠맡아
정부의 정책사업을 떠맡은 것도 부채가 늘어난 이유다. LH 내부에서는 "혁신도시·세종시 사업처럼 정부에서 시킨 일을 하다 빚이 늘어난 측면도 큰데 정작 일을 시켰던 국토부나 기획재정부는 시치미를 딱 잡아뗀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정감사 때마다 LH의 부실한 재무구조에 대해 '호통'치는 국회의원들도 자신의 지역구 개발사업을 LH가 보류하겠다고 하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고함을 지른다. 이지송 LH 사장은 "과거 정부 시절 무작위로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LH가 정부 대신 수십조원의 보상금을 뿌린 결과 엄청난 빚이 생겼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작용이 있더라도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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