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산지방법원 경매법정. 감정가 1억6500만원짜리 부산 사상구 학장동 학장벽산 아파트 전용면적 119㎡형(이하 전용면적) 입찰에 31명이 몰렸다. 이날 처음 매물로 나온 신건이면서 중대형인 이 아파트는 결국 2억1879만9990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132.5% 치솟았지만, 차점자(응찰액 2억1850만9000원)와는 불과 20만원 차이나 나지 않은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이날 역시 처음 경매에 붙여진 부산진구 당감동 금호그랜드타운 아파트 85㎡형에도 17명이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132.9%(낙찰가 1억8599만9999원)까지 뛰었다.
부산발 경매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낙찰률(전체 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과 낙찰가율이 모두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응찰자수도 폭증세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부산 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평균 낙찰률은 87%, 낙찰가율은 111.2%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은 물론 해당 지역 사상 최고 기록이다. 낙찰률은 전 최고치(2010년12월 77.8%)보다 무려 9.2%포인트 높고, 낙찰가율은 지난 1월(107.8%)에 이어 최고치를 매월 갱신하고 있다.
부산에서 전체 경매건수의 87%가 감정가보다 10% 이상 높은 금액에 낙찰되는 고가 낙찰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달 부산지방법원 경매2계에서 감정가 1억1000만원인 사하구 신평동 한신아파트 85㎡형은 1억6999만원(낙찰가율 155%)에 낙찰됐고, 경매14계에서는 사하구 장림동 강남 아파트 77㎡형이 감정가의 143%인 1억2539만원에, 동래구 온천동 신화타워 아파트 85㎡은 감정가의 126%인 1억8451만원에 각각 주인을 찾았다.
시세 상승 기대감에, 선취매 열기 뜨거워
부산 경매시장이 이렇게 뜨거운 이유는 매매시장의 빠른 회복 때문이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매 수요는 꾸준한 데 매물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상이 경매시장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부산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 및 주상복합 경매물건은 77건으로 역대 최저건수다. 반면 응찰자는 건당 11.8명으로 역대 최고다. 응찰자끼리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면서 낙찰을 받는 가운데 낙찰가가 치솟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낙찰가가 매매시장의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지난달 24일 부산지방법원 경매5계에 매물로 나왔던 연제구 연산동 현대아파트 85㎡형은 1억9311만9000원(낙찰가율 113.6%)에 낙찰됐다.
그런데 국민은행 아파트 시세 기준으로 이 아파트의 일반 평균가는 1억6400만원이며 로얄층 기준 상위 평균가도 1억7750만원에 머문다. 경매시장에서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낙찰받은 셈이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향후 시세 상승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판단한 매수자들이 경매물건을 선점하고 나섰기 때문”이라며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이 워낙 부족해 경매가 저가 매수 수단으로써 의미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경매 열기, 매매가 자극할 수도"
전문가들은 부산 경매시장의 이같은 열기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매매시장에서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반면, 공급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 경매시장에서 지난 2010년 5월 이후 낙찰가율이 90% 아래로 내려간 적은 한번도 없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부산에서는 경매시장의 이런 분위기가 기존 매매시장의 시세를 더 끌어올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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