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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누가 나설까?".. 강남 마지막 땅 개발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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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주관사가 선정됐다는 것이지,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아직은 잠잠합니다. 내년까지 매각하겠다고는 하지만 이슈가 있어야 팔리지 않겠습니까."(내곡동 N공인 관계자)
최근 헌인마을 개발 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실질적인 매각 주체인 삼부토건이 사업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완료, 본격 매각에 나서기로 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중단된 사업 정상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24일 대주단과 헌인마을 PF 차입금 3220억원에 대해 1년간 만기를 연장키로 합의한 가운데 내년 1·4분기 내 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여전히 개발에 회의적이고 전문가들 또한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시점에서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개발, 아직은 힘들다"
지난 12일 찾은 내곡동 헌인마을은 몇 시간 동안 길을 오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적막했다. 강남권에선 마지막 남은 미개발 지역이라는 헌인마을은 언제 쓰러질지도 모를 낙후된 빈 주택이 즐비했고 여기에다 빗소리까지 겹쳐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이곳 개발 시공사인 삼부토건이 며칠 전 사업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인근 중개업소와 주민, 조합의 반응은 덤덤하기만 했다.
내곡동 N공인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선정 소식은 들었지만 헌인마을의 개발 사업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장 뭔가 이슈가 있어야 사겠다는 회사도 나올 텐데 지금은 수년째 그대로인 데다 아직은 첩첩산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한 주민은 "지난 수년간 제대로 된 협상이 없었는데 시행사가 바뀌면 오히려 처음부터 다시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면서도 "개발에 동의 안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내 집 짓고 살고 싶다는 의지여서 첫 삽을 뜨려면 해결해야 될 난제가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조합 관계자 또한 "사업 매각 주관사가 정해졌다고 하는데 그것과는 상관 없이 현재 삼부토건과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전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 "인수할 기업 있겠나?"
전문가들은 헌인마을 사업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황에서 오히려 개발이 해당 지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업 주체 변경 자체가 전체적인 사업 방향의 분위기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다른 기업이 사업을 인수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이에 삼부토건 재경부 김선복 부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사업 매각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대형 건설사들이 있다"며 "이르면 올해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1·4분기에는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계획대로 매각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단 주관사로 PF를 담당했던 우리은행은 삼부토건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신상원 팀장은 "그동안 삼부토건 재정상 PF를 회수하기는 어려웠고 매각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매각해서 PF를 그나마 빨리 회수할 수 있게 돼 희소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 13만2379㎡ 부지에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등 신축 분양을 목표로 지난 2006년 4월 시작됐으나 금융위기 이후 사업 시행사인 우리강남PFV의 재무구조 악화로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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