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부동산 시장에 몰려올 세가지 쓰나미

김기영이사 2011. 8. 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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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는 한번 발생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질이 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 부동산 시장을 장기 혼란에 빠뜨릴 세 가지 쓰나미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개발PF의 부실화이다. 중기적으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대규모 국토균형개발사업들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구고령화다. 편의상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였지만 그 시차는 크지 않다. 이미 중장기 쓰나미의 여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부동산 시장에는 1980년대 후반에 위의 세가지 쓰나미와 유사한 쓰나미가 몰려왔었다. 1980년 중반까지 엄청난 무역흑자로 인해 통화공급량이 늘었고 부동산시장에도 넘쳐난 자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금융기관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기업대출이 급증하였다. 지나치게 높았던 상업용 토지와 주택가격이 폭락하면서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되고 말았다.

1970년대부터는 열도개조론을 주창하며 태평양 연안을 따라 발전한 공업지역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방산업육성을 위해 곳곳에 조성했던 공단은 잡초밭으로 변했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막대한 투자를 벌였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일본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지가만 높여놓은 형국이 되고 말았다.

인구구조는 1970년에 고령화사회에 도달하였고 1980년대 후반에는 고령사회에 접근하고 있었다. 1960년대 고도성장기에 개발된 일본의 신도시들은 세대규모의 축소,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인구가 줄고 고령화율은 급등하였다.

급기야 대출금리 인상과 대출총액 한도제로 급히 제방을 쌓았으나, 몰려오는 쓰나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쓰나미는 1990년초에 일본 경제와 부동산시장을 휩쓸었고 이후 20년 가까이 그 잔상을 남기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쓰나미 예보가 울리고 있다. 어떤 제방을 쌓아야 할 것인가? 단기적으로 가계부채와 PF 부실문제로 고심하면서 제방을 쌓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되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더 안전한 제방을 쌓아야 할 것이다.

하우스푸어 100만명,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조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등의 가계부채를 둘러싼 문제를 다루는 기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정부는 DTI(소득대비 원리금상환비율) 조정이나 고정금리 원리금균등상환 대출방식 등을 통해 가계대출의 부실화를 막는 대책을 발표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금융규제를 이전 정부나 현 정부나 부동산종합대책을 세울 때마다 넣었다 뺐다 하는 단골메뉴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규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지시할 대책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자체 위험관리 차원에서 응당 시행하고 있어야 할 기본사항이다.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고, 세부사항은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위험관리강화 차원에서 적용하도록 유도할 때 오히려 시장의 왜곡과 부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하였던 수많은 지역개발사업들이 2013년 행정중심복합도시를 필두로 본격적으로 입주하게 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도시기본계획상 주거용지로 배정된 택지물량을 대부분 소진된 상태이다. 현행 계획대로라면 향후 5년 동안은 주택공급이 넘쳐날 전망이다. 지자체들이 인구증감과 주택 수급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신중히 판단하여 인허가를 승인해야만 과잉공급으로 인한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 집중적인 권한과 관리체계보다는 지자체 중심의 분산형 관리와 권한위임이 상황파악과 즉응적인 조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공공기관들이 떠나는 지역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주도면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인구고령화와 저출산의 문제는 당장 체감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손 놓고 있어서는 정말 큰 쓰나미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나라 고령자는 미국이나 일본 등의 베이비부머와 고령자와 상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금융자산이 적고 노후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빈약하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베이비부머와 고령자의 특성에 대한 연구를 부지런히 하고 이를 통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고령자의 도심회귀현상을 대비한 고령자형 도심형 주택공급, 고령자의 임차를 안정적으로 돕는 고령자용 임대주택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바, 해당 주택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야할 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눈앞의 현실이 다급하지만 앞으로 닥쳐올 미래는 더 치명적이다. 세 가지 쓰나미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안정적인 주택 부동산정책을 추진해야 할 쓰나미 예보단계임을 망각해서는 안 되겠다.

한국주택신문 전문가클럽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백성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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