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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부동산, '암흑터널' 지나 되살아날까?
정부 청사 이동으로 집값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과천 부동산 시장이 2년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오름세로 돌아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여전한 가운데 과천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한 상승 기대감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과천 이전 확정으로 과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바닥을 치고 반등의 기회를 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시장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택시장 바닥론과 맞물리면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하락세를 둔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준강남으로 인정받던 과천 아파트 시장도 기나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서 과천 아파트값 반등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천 부동산 시장은 눈에 띄는 오름세는 아니지만 그 동안 하락세를 이어오던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만 해도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과천 부동산 2년 만에 ‘기지개’
2000년대 중반까지 ‘제2의 강남’으로 불리며 경기도의 부촌으로 손꼽히던 과천시는 세종시 이전과 재건축 사업 지연으로 수도권 지역 가운데 집값 하락률이 가장 컸다. 지난해에만 8% 이상(KB국민은행 자료) 떨어졌다. 수도권의 극심한 부동산 침체와 과천 집값 상승을 견인할 뚜렷한 호재가 없어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 폭을 키웠다. 중장기적으로 과천 부동산 값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또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주공2단지 재건축이 건설사의 외면 속에 2회에 걸친 시공사 선정 유찰과정을 겪기도 했다. 부동산시장 활황기였던 2006년 과천 아파트는 3.3㎡당 매매가격이 3694만원에 달했다. 재건축이 예상되는 66㎡짜리 소형 아파트도 7억 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 정부청사 이전이란 공동화 상황에 내몰리면서 2011년부터 집값이 급락하기 시작해 2년 새 40% 이상 빠졌다.
최근 들어 과천 부동산시장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주택시장 바닥론이 맞물리면서 재건축사업을 다시 순항할 채비를 갖추며 서서히 호가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신규 청사 입주수요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졌다. 단기간에 호가가 올라 실거래는 많지 않지만 세종시 이전 등 악재로 인해 지난해 집값이 하락했던 시점의 가격과 비교해 최근 한 주 간 매매가가 0.2% 올랐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부동산 값이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는 모습을 이어가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4·1부동산대책과 재건축 추진 기대감, 새 정부 출범 후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박근혜 정부 핵심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입성 등이 맞물리며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2년 연속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저점을 돌아 성장세를 탈거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하반기 이후 지속 상승세
부동산포털 사이트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과천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 변동률은 0.05%를 기록했다. 한동안 내리막길만 걸어오던 과천 아파트 값이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2011년 2월 0.17%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다. 더욱이 이달까지 누적 기준으로 이 지역 매매 가격 변동률은 0.19%를 기록해 2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아파트 값의 '바닥론'이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현지 아파트 호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과천지역 중개사무소 등에 따르면 재건축 추진 단지인 주공2단지 59㎡의 호가는 6억 원 선으로 이달 들어 호가가 5000만 원 이상 상승했다. 일반 아파트인 래미안슈르 110㎡도 지난달 6억6000만 원 선이었지만 최근 7억2000만원에 호가가 조정됐다. 래미안 에코팰리스 109㎡도 8억 원 선으로 3000만 원 이상 올랐다.
과천 재건축 사업이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집값 반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수 만에 시공사 입찰 성립에 성공한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경쟁에 2곳의 컨소시엄이 참여해, 2곳 이상이 입찰경쟁에 참여해야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조합규정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주민총회에서 시공사를 결정하는 등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천주공2단지 공급면적 59㎡ 아파트는 최근 호가가 많게는 6억 원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1~2월 5억2000만~5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던 것에 비하면 최소 5000만원 호가가 상승한 것이다. 물론 2006년 말 한때 9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지만 하락을 멈추고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과천시 별양동 과천주공4단지 74㎡도 지난해 말부터 올 초에 2000만 원 정도 오른 4억1000만 원 선에 나와 있다.
각 단지별로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과천 재건축 단지 4곳 중 주공1ㆍ2· 6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7단지는 시공사 선정과 조합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청사와 지하철역, 중심 상권과 인접한 2단지가 재건축 단지 중 투자가치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면서 아파트 값이 다른 단지에 비해 저평가된 상태이다.
과천 부동산 ‘바닥 다지기’ 진행 중
과천지역의 전세가격은 초강세이다. 과천 아파트에 대한 잠재수요는 전세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세가격이 경기도 내에서 의왕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1%의 상승률을 보였다.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3.3㎡당 1066만원 수준으로 인근 판교와 엇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 물량도 거의 없어 108㎡의 전셋값이 3억9000만~4억3000만 원에 이른다. 정부 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전셋값 하락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반면 상가시장에는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 정부 청사와 가까워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중앙·별양동 일대에선 최근 6개월 새 폐업이 늘고 있다. 800여개의 점포 중 50여 곳이 문은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을 닫는 곳은 대부분 음식점이다. 상가 권리금도 줄곧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종합청사역 주변 상가의 경우 지난해 초까지 9000만~1억5000만원에 달했던 상가 권리금이 현재 5000만~1억 원대로 뚝 떨어져 있다.
최근 과천 부동산시장의 상승세 반전에 대해 현지에서는 투자가치가 긍정적이라는 견해가 높아졌다. 그동안 낙폭과대에 따른 바닥인식 확산, 편리한 교통환경과 풍부한 녹지로 대표되는 쾌적한 주거여건, 다시 살아나는 재건축 기대감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의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4호선 정부과천청사 역세권 범주에 몰려 있다. 유해시설이 적고 도시의 녹지비율도 75%에 이르는 등 주거환경이 쾌적하기로 소문나 있다.
과천 부동산은 향후 집값이 크게 상승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부청사 이전 등 주택시장의 악재가 최근 수년간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쾌적한 주거환경과 지리적 위치, 서울 접근성이 과천시에 남아 있는 한 과천 아파트 시장에 대한 잠재적 수요는 높은 편이다. 여기에 미래창조과학부와 지식정보 타운이 조성되고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 과천 집값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과천부동산 상승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목소리도 여전히 남아 있다. 과천 집값을 상승세로 반전시킨 데 일조한 미래부 입주가 ‘한시적’ 형태로 과천에 들어와 있는 것이 불안요소다. 미래부 입주 소식은 재건축 시장을 달굴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가격 상승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전체 경기 회복 여부와 재건축 사업 진척 등을 지켜본 후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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