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이동평균으로 본 주택가격, 바닥권 진입

김기영이사 2011. 8. 1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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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주택시장 영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택구매력과 투자심리에 경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 순환이 경기와 동기화되고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순환주기는 건물의 수명(15~25년)과 고정투자 순환주기(10년)에 가까웠다. 가시적으로 아파트가격에 영향을 미친 1997년 오일쇼크-1987년 블랙먼데이-1997년 외환위기-2007년 서브프라임사태 등의 사태가 주택시장침체를 이끈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순환주기가 더욱 짧아 지면서 은행대출, 이자, 물가 등의 시계열 변동과 관련된 10년 주기보다 재고순환주기인 3~4년간 순환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택가격은 2000년대 활황기를 겪은 후 주기상 어디쯤일까?

 

 

주택의 특성과 이동평균의 의미

 

주택은 필수재이면서 투자재로 다양한 특성과 가격을 갖고 있다. 가장 특이한 점은 골동품도 아니면서 중고(재고주택)가격이 신규주택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즉 주택은 감가상각으로 가격을 판단할 수 없는 물건으로 실물가치가 시장에 의해서 형성된다. 그렇다면 주택의 실물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

 

가격 이동평균선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택가격의 평균을 이은 선으로 일정기간 시장에서 합의된 가격선이다. 특히 이동평균단계에서 호재성 이슈에 의한 가격변동성이 제거되기 때문에 실물가치의 기준선 역할이 가능하다.  물론 이동평균을 이용한 분석이 주로 주식에서 사용되고 주식과 주택은 규모, 거래 기간 및 비용, 거래의 자유 등 성격이 차별적이지만 가격의 추세를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주택가격상승→신규공급량증가→미분양물량누적→주택가격조정→신규공급량 감소→미분양해소→향후가격 상승예상” 등의 재고순환과 유사한 과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장기이동평균선의 주기를 3년(156주)로 가정 할 수 있다. 주택의 장기이동평균선이 중요한 이유는 ⅰ) 한번 형성된 추세는 장기간 유지되며 ⅱ) 주택가격은 장기이동평균선에 회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즉, 장기이동평균선은 실물가치 기준 뿐만 아니라 평균적인 기대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수집가능한 아파트가격의 최소단위는 1주이며 이때 4주~13주는 단기의 계절성과 임의적 변동요인을 반영하고 26주와 52주는 중기적 변동을, 156주는 장기적 추세(실물가치 또는 평균주택기대가치)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26주 이동평균과 156주 이동평균의 흐름과 관계비교를 통해 시장을 판단해 보았다.  일반적인 단기이동평균선의 움직임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데 하락기에도 주택가격이 정체 또는 소폭 하락하면서 중기이동평균선(26주)에 수렴하는 수준에 그쳤다가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다시 중기이동평균선 이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가격 관망세에 끝자락일까?

 

그동안 주택가격은 주택특성과 공급부족에 의해 조정기에도 하락다운 하락이 없었다. 물론 경제적 충격에 의해 가격하락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장기적 상승추세를 훼손시키지는 못했으며 또 일부 특정기간에 가격조정이 나타나더라도 단기간에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택가격 조정은 주로 시간조정형태로 나타났으며 시간조정은 주택가격이 소폭 하락하거나 장기추세보다 낮은 상승폭을 보이는 기간이 일정기간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격 흐름 때문에 주택은 명목가격으로 최소한 하락하지 않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었다.

 

물론 "주택 구매심리 약화-거래량 감소"에 의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2007년부터 장기정체(시간조정의 장기화) 양상이 나타나면서 주택 불패신화가 깨지고 주택가격의 장기 추세 반전 우려 목소리가 높았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기적은 가격변동을 제거한 장기이동평균을 살펴보면 장기적인 상승추세가 사라진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주택가격의 위치는 추세상 어디에 있을까? 정말 추세반전일까? 아니면 장기간의 관망세를 끝내고 상승을 바라보고 있을까?

 

주택가격의 추세는 지역별로 차별적이기 때문에 지역별로 살펴보았다. 우선 수도권은 과거 대부분의 기간에 수급 또는 각종 호재요인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형성된 가격에서 거래되었다(단기가격이 장기 실물가격보다 높게 형성). 과거시점들의 가격변동을 보면 강한 장기 상승추세 위에 프리미엄이 4년여 기간을 두고 싸이클을 그리고 있다. 좀 더 명확하게 보기위해 프리미엄만 분리해 보면 두 기간(2001년 4월~2005년 5월, 2005년 5월~2009년 5월)에 걸쳐 싸이클이 나타났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2007년부터 프리미엄이 감소하고 2009년부터 장기추세가 정체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장기추세의 방향성은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점에 추세반전과 관망세, 상승준비 단계로 시장의견이 구분되고 있다.

 

 

 

가격변동, 향후 수급변동, 거래변동을 살펴보면 추세반전보다는 관망세 또는 상승준비단계의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장기추세의 상승률이 작아지고 2010년 7월 30일 이후 50주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나타나면서 장기추세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장기가격추세선 밑으로 주택가격이 내려가는 경우가 흔치않기 때문에 이동평균선의 역배열, 즉 하락추세의 시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가격변동과 수급측면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폭이 16.7만원/3.3㎡으로 장기추세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고(동기간 평균 3.3㎡당 가격의 1.4%수준) 향후 수급불균형 의한 장기적 가격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적다. 향후 수급불균형은 2008년 이후 지속적인 인허가실적,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영향으로 특히 서울의 입주물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거래량 측면에서는 수도권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되었던 2006년 전후거래량 차이가 크며 2006년 월평균 51,000호 수준에서 주택경기가 부진했던 2006년 이후 30,000호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하지만 최근의 단기적인 거래량은 전시점대비 증가하고 있다. 시장부진에 따라 C시점에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었으나 그 이후 바닥권진입과 장기 상승세 유지가능성에 따라 D시점에 거래량이 전기간에 비해 증가하면서 장기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의 위치는 거래가 감소하면서 장기간 시간조정과 단기적인 가격조정으로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주택가격의 저점인식이 기대수요층에 확산되면 거래와 함께 가격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장기상승추세가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1) 단기적 이동평균 상으로 상승기간(약7년)의 반이상(약4년)의 시간 조정, 2) 50주간  실물가치이하로 가격조정이 나타나면서 저점매수 기회로 인식, 3) 주택자산의 하방경직적인 성격 때문에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

 

<표> 4주 이동평균선의 지역별 변화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의 주택가격은 수도권에 비해 절대적 수준은 낮으나 더 견고한 상승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주택수요량, 가격변동성, 정책적 방향성 등이 수도권과 차별적이기 때문이며 가격변동 싸이클 주기도 수도권의 2배에 달하는 약 8년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프리미엄이 존재하고 있으며 거래량 또한 2006년을 전후해서 큰 차이 없이 각각 평균 19,000호, 24,000호 수준을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거래량 증가률은 수도권보다 더 크게 나타나면서 수도권과 달리 단기적으로 과거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즉, 최저가격에서 최고가격 도달기간이나 상승률을 보면 광역시 및 기타지방이 수도권보다 길고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프리미엄이 4년 동안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장/단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중소형 규모를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시장 자극

 

주택가격 추세는 면적별로 다른 변동을 보여주고 있다. 상승률을 보면 소형평형(66㎡이하)이 가장 높은 203%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고점의 가격수준도 66~16㎡의 중대형 평형보다 높게 기록하고 있다. 주택가격의 가계부담이 심화되고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소형과 중형(66~99㎡) 규모를 제외하고는 2009년부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 소형평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거비부담 덜하고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다시 조명 받으면서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며 66~99㎡ 규모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실거주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 평형(99㎡이상)의 경우 가격 부담이 높고 수요층이 제한되어 있어 투자목적을 제외하면 수요여력이 떨어진다. 특히 최근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고 투자리스크 확대, 가수원수 감소, 가구분화에 따라 실수요 감소가 반영되면서 타 평형보다 먼저 조정이 나타났다.

 

<표> 면적별 4주 이동평균선의 변화

 

특히 소형 평형의 경우 중간에(2005년 9월경 59주 동안) 조정을 받았으며 2000년 들어 공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의 조정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 물론 타 평형 보다 수급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과잉공급시 가격조정도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의 변화를 보면 조정이후 1년내외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체기간 동안의 전세가격 상승누적이 향후 주택가격 상승에는 긍정적이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무주택자에게는 주거비용으로 부담으로, 전세를 통해 주택자금을 마련한 구매자에게는 가계부채 부담 감소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택구매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매매가격 비율이 50%를 넘게 되면 주택거래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전세가격을 고려한 주택가격변동은 어떠할까?

 

2010년 이전 상승기 때에는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이 상호 상승을 유인했고 주택가격상승이 전세가격보다 높았기 때문에 "매매가격" 변동과 "매매가격-전세가격 전세가격" 변동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최근 매매가격 정체기에 전세가격 상승이 높게 나타나면서 이들의 가격변동추세가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66㎡이하 소형주택을 예를 들어보면 "매매가격"의 프리미엄은 최근 감소하였지만 마이너스 권에 진입하지는 않았다. 반면 "매매가격-전세가격"은 2010년 10월 15일 이후 평균 42.0만원/3.3㎡ 수준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 주택가격은 매매와 전세의 관계에 있어(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구매력은 향상되지만 투자수익율은 더 작아진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전세/매매가격의 비율은 변동하지만 일정한 수준을 형성한다. 즉,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사이에 일정 범위의 gap이 형성되는데 장기적으로는 이 비율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현재수준에서 감소한 전세/매매가격 비율이 평균으로 회귀하려면 전세가격이 하락하거나 매매가격이 상승해야한다. 장기적으로 앞서 본바와 같이 장기 상승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전세가격도 실수요를 중심으로 유지되거나 하락한다고 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장기비율으로 회귀하기위해서는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매매가격-전세가격”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형성이 주택가격 상승입장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시장에 실질적인 가격 조정 인식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매가격 장기추세 회귀와 전세/매매비율 회귀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오히려 상승여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곧 주택의 구매심리를 자극을 의미한다.

 

 

경제 등 시장여건 악화로 가격반등은 제한적

 

그렇다면 가격 상승추세를 기대해도 좋을까?

 

가격상승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다만 바닥권이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수도권은 구매심리의 방향이 양분되어 있기 때문에 짧고 작은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최근 관망기간에 돌입하면서 변동 폭이 전 사이클의 14% 불과하고 단기 추세 주기가 1년6개월 내외로 짧아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장기적 과점에서는 관망기간 또는 관망기간 끝부분에 위치에 있다. 보수적으로 주택 프리미엄이 장기적인 상승기간 만큼  하락한다고 봐도 7년기간 중 이미 4년 동안 조정이 있었으며 과거 주택가격의 하락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이다. 그 외 지역의 장기적인 상승추세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미 관망세에서 벗어나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프리미엄 상승 폭은 과거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단기간 프리미엄 급등이 나타났기 때문에 수도권 보다 오히려 단기적인 프리미엄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가능한 위치에 있지만 본격적인 가격상승시점은 가계의 구매력 또는 구매심리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구매력과 구매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주택시장내적인 요인보다 시장 외적인 요인, 특히 경제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유럽재정위기, 높은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을 깎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가계입장에서도  소득대비 가처분소득이 감소하고 주거관련비용, 이자비용, 경상조세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2010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구매 관련 가계자산인 단기사용가능금융자산(4천만원 수준)보다 주택가격이 3~4배 높아 대출 없이 주택구입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가계대출부담도는 높은 상황이다. 지역(전국, 수도권), 소득분위에 관계없이 단기부채부담비중이 60%대로 가계의 부채부담이 큰 상황이고 향후 지속적인 금리인상도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일정수준 경기상승과 안정이 구매자에게 인식되는 시점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기조가 길게는 3년, 짧게는 1~2년 안에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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