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미국 경제위기와 한국 부동산 향방

김기영이사 2011. 8. 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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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가 재차 불거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구증가 정체, 실질 소득의 감소,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부동산 시장에 호재와 악재가 교차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나, 실제 가장 큰 변수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시장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도 경제의 한 축이자 그 결과물이다. 금융위기로 세계의 조명을 받는 미국 경제를 한번 정리해보기로 한다.

 

 

-역사가들이 보는 20세기 미국 경제-

 

20세기는 미국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시대가 시작된 것은 1914~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전후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 때를 시작으로 미국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1966년까지 거침없는 상승을 보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경제를 완벽한 좌·우 대칭형 종형 그래프로 그리고 있다. 이들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50년간 상승했고 그 이후 50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승 50년 동안 미국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도로망 확충에 이은 주택의 대량 공급과 자동차 대량생산, 전기의 보급에 이은 가전 및 산업제품의 세계 시장 석권이 이뤄졌다. 이 시기 미제라면 넘버원 이었다.

 

하락 50년 동안에는 독일 일본이 부상했으며 이어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이 떠올랐다. 그리고 중국이 전면 등장했다. 이 시기 일본 독일의 전자제품과 차량이 세계 곳곳을 누볐으며 한국 대만의 일부 제품은 세계 일류로 성장했다.

 

미국 경제 상승기인 1950-60년대 미국 영화에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가정이 자주 등장한다. 아버지는 출근해 돈을 벌어 오고 어머니는 집안 살림을 하며 자녀 교육에 힘쓴다. 그들의 너댓명 자녀는 부모의 보살핌 아래 부족함 없이 성장한다.

 

미국이 내리막길을 걷자 미국 사회는 동요한다. 반전운동과 히피문화가 출몰하고 외벌이로는 부족해 맞벌이를 해서 살림을 꾸린다. 이 시기에 사회고발성 영화나 초현실적인 모험영화가 인기를 끈다.

 

20세기 미국 경제를 설명하는 종형 그래프에 따르면 2014년을 전후한 5년 기간에 미국의 한 시대가 마무리 된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2008년 일어난 금융위기는 우연히 터진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20세기 미국 경제의 마지막 하락이 이미 지나갔거나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이 현재의 고난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정비해 다음 시대를 이끌 것인 지, 정보산업 생명공학 등 부가가치 높은 산업을 틀어쥐며 실질적 주도권을 행사하는 한편, 하부 산업을 세계 주요국에 넘겨주며 지역별 과점 체제를 인정할 지 지켜볼 대목이다.

 

 

-현재의 금융위기와 비슷했던 1970년대 -

 

흔히 1970년대를 세계 경기 침체기로 규정한다. 1972년과 1979년 각각 발생한 제1,2차 오일쇼크로 인해 세계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실제 위기는 오일쇼크 때문만은 아니다. 달러의 붕괴, 그리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대립에서 비롯된 경쟁 격화로 보는 게 타당하다.

 

1971년 달러의 금태환 정책이 폐기되자 오일쇼크가 발생하고 물가가 치솟는다. 제 값 못하는 달러에 대해 시장의 불신이 커졌고 서방과 동구권은 팽팽하게 대결했다.

 

이 위기를 계기로 미국은 금융의 역할을 깨닫고 금융산업을 움켜 쥔다. 1981년 취임하며 신자유주의를 이끈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금융을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넘어 자원시장까지 제어하자 사회주의권은 빈사상태에 몰린다. 많은 역사가들은 사회주의권 경제가 몰락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금융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이 시기 1970년대는 4~5년에 걸쳐 경기 사이클이 작동한다. 1971~1972년의 침체, 1973~1974년의 회복,1975년의 침체 및 저점, 1976년의 회복, 1977~1978년의 반등, 1979~1980년 침체 및 저점으로 이어진다.

 

 

-1981년~·2000년의 황금시대와 자산시장 상승- 

 
이 시기 세계는 유례없는 성장은 누린다. 황금시대가 가능했던 주요 이유가 1946년-1964년 태생인 베이비부머들의 경제활동 참여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은 물론 독일 일본 등 서방 선진국에는 출산 붐을 이뤘다. 1980년대가 되자 이들은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으로 왕성한 생환 활동기로 접어 든다.이들이 사회 중추세력으로 성장한 20년간 세계는 호시절을 구가하게 된다.

 

이 시기는 경기 사이클이 10년에 걸쳐 진행됐다. 침체기도 매우 짧았다.1980년대 초반과 1990년을 전후로 한 각각의 1~2년이 침체기였다.

 

1990년대 말 20년 호황을 마무리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으나 밀레니엄 거품이 형성된다. 결국 2000년을 주식시장 피크로 상승을 마무리한다.

 


-2001~2008년의 부동산 거품과 몰락, 그리고 그 이후 -

 

밀레니엄 거품이 제거되며 경기가 하락하자 아들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경기 촉진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부동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미국 주택경기는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절인 1990년대 중반부터 상승을 했다. 밀레니엄 혁명으로 인해 경제 곳곳에 거품이 끼었고 모기지론이 활성화 된 결과다. 부동산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미국인들의 상당수가 금융상품을 이용한 투자에 나섰고 2007년 서브프라임에 이어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은 속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 시기의 경기사이클은 이전 황금시대에 비해 짧아졌다.

 

2001년 저점 2004~5년 활황 2007~8년 저점으로 볼 경우 2009년 새로운 사이클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09년부터 경기급락을 막기 위해 양적완화가 진행되고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에 나섰다.

 

이번 경기 사이클이 대략 5~6년으로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경기의 정점은 2012년쯤이라는 시각도 있다.따라서 2011년 여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주식시장 하락 현상은 경기 정점을 앞둔 큰 조정일 가능성도 있고 정점을 선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2009년을 하락의 연장으로 보고 2010년부터 10년간의 새사이클에 도입했다고 넓게 볼 경우 경기 회복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실제로 대규모 양적완화에도 세계경기는 침체일로이다.

 

2012년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맞게 된다.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확장세를 연장해 가시적 성과를 얻고 싶을 것이다. 그래야만 재선에 성공할 수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정권을 되찾고 싶어한다. 통화및 세금정책 등 미국 경제의 민감한 사안을 두고 최근 민주 공화 양당이 날선 대립을 보이는 것은 이같은 미국 정계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푸어스가 정쟁을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 하락을 결정한 것은 일견 타당한 측면도 있다.

 

 

-해외 부동산 시장과 한국 상황-

 

금융위기 후 일부 국가는 부동산이 몰락했지만 다른 일부 국가는 큰 상승을 시현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나 호주 시드니의 주거용 부동산은 2000년에 비해 보통 3~4배 상승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나 영국 런던 등도 2000년 대비 2~3배 상승은 기본이다.

 

각국이 부동산의 과도한 거품은 제거하는 대신,폭락을 막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당국 국민 개인의 자산이 부동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전체 국민 자산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40%대,캐나다와 호주가 60%대이며 한국은 80%대이다. 주요 선진국은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이 한국에 비해 적을 뿐 결코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의 베이비부머 앞 세대는 이미 70을 바라보고 있다. 은퇴를 시작한 이들 베이비부머의 자산을 정부로서는 지켜줄 필요도 있다.

 

한국 베이비부머 앞세대는 이제 60을 바라보고 있다. 그만큼 한국이 연착륙할 확률이 많다고 봐야 한다. 또 아직도 주택 유효수요가 5~10년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정부가 정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승도 하락도 가능한 상태이다.

 

개인적 견해로는 한국 베이비부머들은 서방 베이비부머에 비해 부자가 아니다. IMF사태로 재산 형성 기회를 놓쳤고 한국의 유난스런 교육열에 밀려 자산 쌓기에도 실패했다. 그렇다고 그 뒷세대도 부자는 아니다.

 

결국 실질 소득 증가가 이뤄지면서 부동산 가격은 수년간 정체하는 형국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수도권 부동산은 이미 4~5년간 조정을 받으며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거용 부동산에 관한한 신규 매수자든 전세입자든 어느 한쪽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결정을 하는 게 좋다. 월세 희망자는 금융차입비용보다 월세가 비싸지 않다면 월세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금융차입으로 은행만 배불려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월세가 부동산 거품 해소에도 도움되고 내수 진작에도 도움되는 측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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